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멀티버스, 가족, 존재론 심화 해석)

by ssnarae25 2025. 4. 7.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포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포스터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아카데미를 휩쓴 작품이면서도, 관객으로서 볼 때 단순한 SF나 멀티버스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가진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엔 단순히 멀티버스 액션 코미디 정도로 예상했지만, 막상 보고 나니 이 작품은 가족, 인간 존재, 삶의 무게, 그리고 세상에 대한 태도를 통찰력 있게 다룬 심리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이 리뷰는 관객으로서 제가 느낀 심리, 주제, 그리고 영화의 깊이를 중심으로 정리한 분석입니다.

목차

1. 줄거리 - 멀티버스 속에 담긴 보통 사람의 이야기

에블린 왕(양자경)은 평범한 중국계 이민자입니다. 동네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남편, 딸, 아버지와 함께 평범하지만 답답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세금 문제, 남편과의 관계, 딸 조이와의 갈등,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한 삶 속에서, 어느 날 에블린은 갑자기 멀티버스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멀티버스를 다루는 많은 영화에서처럼 '슈퍼히어로'가 아닌, 그저 평범한 이민자 여성인 에블린이 주인공이라는 점입니다. 에블린은 수많은 평행세계 속에서 다른 삶을 사는 또 다른 자신들을 만나게 됩니다. 액션 스타, 요리사, 심지어 손가락이 소시지인 세계까지 다채롭고 유쾌한 상상력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코믹하거나 신기한 설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멀티버스의 핵심은 '삶의 선택지'였습니다.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에블린은 왜 하필 지금의 삶을 살고 있는가? 정말 다른 선택을 했다면 행복했을까? 이런 질문이 영화를 관통합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저도 자연스럽게 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2. 멀티버스와 인간 욕망 -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영화가 인상적인 이유는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욕망과 공허함으로 풀어낸 점입니다. 수많은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은 에블린과 조이는 오히려 그 속에서 '아무 의미도 없음'을 절감합니다. 특히 조이가 만든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베이글'은 멀티버스의 무의미함을 상징합니다.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에서, 결국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실제로도 우리는 수많은 가능성과 선택지 속에서 오히려 공허함을 느끼곤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말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은, 때로는 방향을 잃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영화 속 조이 역시, 수많은 우주를 경험하면서 '모든 게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에블린은 '무의미한 세계 속에서도 소중한 순간들'을 발견합니다. 남편 웨이먼드의 사소한 친절, 딸 조이의 존재,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특별한 감정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장면에서 저 역시도 ‘결국 우리는 이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당연하면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내가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이 진짜 중요하다는 말이 뼈에 박혔습니다.

3. 인물 심리 - 이블린과 조이의 외로움, 삶의 무게

이 영화의 진짜 주제는 멀티버스나 액션이 아니라 '외로움'과 '관계'였습니다. 에블린은 평생 외로웠습니다.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했고, 남편에게도 불만이 있었으며, 딸과는 소통이 단절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에블린이 다양한 세계 속에서 다른 삶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결국 '사랑과 소통의 부재'였습니다.

딸 조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실망과 세상에 대한 회의 속에서 점점 공허함에 빠져갑니다. 저는 조이의 심리가 정말 현실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가정 내에서의 단절, 사랑받고 싶지만 이해받지 못하는 마음,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외로움이 잘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웨이먼드가 영화의 숨은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힘없고 우유부단한 캐릭터로 보였지만, 사실 언제나 주변을 배려하고, 작은 친절로 세계를 바꿔나가는 인물입니다. 에블린이 깨닫지 못했던 건, 웨이먼드의 '착함'이야말로 이 세계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였다는 점입니다. 후반부, 에블린이 비로소 딸과 남편을 이해하고 '이 순간의 행복'을 받아들이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이건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메시지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4. 결론 -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기에 모든 것이 중요하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아무 의미도 없는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오히려 '그래서 더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결국 우리가 찾던 정답은 다른 세계나 특별한 능력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내 옆에 있는 가족, 친구, 그리고 일상 속 사소한 관계임을 깨달았습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에블린과 조이가 화해하고, 웃으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평범하지만 너무나 특별했습니다. 멀티버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사는 이 세계'가 진짜 중요한 세계라는 걸 이 영화는 알려주었습니다. 저도 영화를 본 후 오랫동안 이 여운이 남았고,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위로받기를 바랍니다.

 

정보 및 이미지 출처: Naver, IMDb, 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