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가버나움 –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외침

by ssnarae25 2025. 4. 16.

영화 가버나움 포스터
영화 가버나움 포스터

 

 

줄거리 요약:
레바논의 빈민가에 사는 소년 자인은 12살의 나이에 감옥에 수감된다. 그는 세상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소송을 제기한다. “부모를 고소합니다.” 사랑받지 못하고, 책임지지 않는 세상에 태어난 한 아이의 외침은 인간 존엄과 존재의 권리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 목차

  • 나는 왜 태어났을까 – 태어남이 상처가 된 아이
  • 존재의 책임 – 어른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
  • 눈빛의 언어 – 말보다 더 깊게 다가오는 침묵

1. 나는 왜 태어났을까 – 태어남이 상처가 된 아이

《가버나움》은 시작부터 묵직하다. 한 아이가 법정에 선다. 그는 부모를 고소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했기 때문에.” 어른의 언어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하지만 그 말엔 사랑받지 못한 아이가 온몸으로 겪은 절망이 담겨 있다. 자인은 부모의 보호도, 국가의 시스템도 없이 내버려진 아이였다. 그는 세상이 말하는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조차 가장 깊은 외로움을 느껴야 했다.

이 영화는 태어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말한다. 존재의 시작은 축복이지만, 누군가가 책임지고 지켜내야 할 몫이기도 하다. 자인의 외침은 단지 부모를 향한 분노가 아니라, 어른이 되어버린 어린 존재가 세상에 던지는 가장 절박한 질문이었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 누가 나를 원했는가. 그 질문 앞에 영화는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대답한다. 태어남보다 중요한 건, 살아낼 수 있도록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 대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아이가 가진 권리를 말없이 보여줄 뿐이다. ‘태어났으니 알아서 살아라’는 말은 어른의 책임 회피일 뿐이며, 아이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감당해야 할 무게가 얼마나 큰지, 영화는 자인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그가 던진 질문은 단 하나지만, 관객이 받게 되는 질문은 수십 가지로 늘어난다.

2. 존재의 책임 – 어른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

자인은 아직 아이지만, 누구보다 어른처럼 산다. 동생을 위해 분노하고, 거리를 떠돌며 약을 구해오고, 불법체류 여성의 아기를 돌본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그의 모습은 처연할 만큼 단단하다. 그런데 그 단단함이 마음 아픈 이유는, 그것이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이 세상을 버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가버나움》은 자인의 시선을 따라가며 ‘어른이 없는 세상’의 풍경을 보여준다.

책임져야 할 이들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고통을 배운 아이들뿐이다. 부모라는 이름, 국가라는 제도, 사회라는 말 모두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순간들. 자인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배운 적 없는 방법으로 누군가를 돌본다. 우리는 때때로 ‘아이니까’라고 말하지만, 이 영화는 말한다. 아이도 상처받고, 아이도 버텨야 하고, 아이도 사랑받아야 한다고. 존재의 책임은 단지 태어나게 한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건 어른들의 몫이다. 그러나 영화 속 어른들은 제 몫을 하지 못한다. 자인은 그런 어른들 사이에서 혼자 어른이 되어버린다. 그의 표정, 말투, 걸음걸이 모두가 아이답지 않다. 책임을 방치한 결과가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지를 영화는 날카롭고도 담담하게 보여준다.

3. 눈빛의 언어 – 말보다 더 깊게 다가오는 침묵

《가버나움》이 특별한 이유는 자인의 눈빛에 있다.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의 눈은 모든 걸 말한다. 분노, 두려움, 기대, 그리고 사랑까지. 대사가 없어도 관객은 그의 감정을 읽게 된다. 눈빛 하나로 누군가의 인생을 보여준다는 것은 영화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울림 중 하나다.

영화 내내 흐르는 침묵은 불편하지만, 동시에 진실에 가깝다. 말보다 더 많은 감정이 침묵 속에서 스며들고, 눈빛은 그 감정을 지우지 못한 채 남긴다. 자인의 눈동자는 우리가 외면해 왔던 수많은 아이들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 같다. 이 영화를 보며 마음 한 구석이 아팠다면, 그것은 우리가 너무 늦게 그 눈빛을 바라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말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울림,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자인의 침묵은 비난이 아니라 호소이고, 그의 눈빛은 고발이 아니라 간절한 이해를 바라는 메시지다. 그래서 이 영화는 끝나고 나서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 추천 대상

  • 감성적이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찾는 관객
  • 아이와 가족, 책임이라는 키워드에 관심 있는 분
  • 가볍지 않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 리뷰를 원하는 블로거

✅ 결론 – 아이는 태어나기 전에 선택하지 못한다

《가버나움》은 단지 슬픈 영화가 아니다. 이것은 한 아이가 세상을 향해 던진 용기 있는 질문이다. 태어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시대에, 존재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던 자인의 눈빛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하고도 살아야 했던 시간들. 그 시간을 살아낸 아이의 외침은 단순한 비극을 넘어, 우리가 인간으로서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영화는 묻는다. “당신은 지금, 한 아이의 태어남을 기꺼이 품을 준비가 되었는가?”
그리고 관객은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다.
그건 죄책감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인간성에 대한 반응이다.

※ 본 리뷰는 영화 《가버나움》을 감상한 후, 창작자의 주관적 해석과 감상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정보 및 이미지 출처: Naver, IMDb, 나무위키